Gangnam Republic — AURANIM Original Series
EPISODE 005
시민번호
Citizen Number
다음 날 오전 9시.
휴대폰 진동 소리에 회의실 안 사람들이 동시에 화면을 내려다봤다.
나도 무심코 휴대폰을 들었다.
정부 알림이었다.
대한민국 국가행정 AI NEXUS
강남공화국 시민번호가 발급되었습니다.
아래에는 새로운 번호가 적혀 있었다.
KRG-11-4729-0813
나는 한참 번호를 바라봤다.
주민등록번호도 있는데,
번호가 하나 더 생겼다.
그게 전부였다.
회의실 뒤쪽에서 누군가 웃었다.
“진짜 만들었네.”
“생각보다 빠르네.”
“운전면허번호 같은 건가?”
사람들이 휴대폰을 보여주며 번호를 비교했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었고,
누군가는 가족 단체방에 올렸다.
그 정도였다.
세상은 여전히 평범했다.
회의는 예정대로 시작됐고,
고객은 운임을 깎아 달라고 했고,
메일은 계속 들어왔다.
번호 하나 생겼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점심시간.
민석이 내 옆에 앉았다.
“과장님.”
“응.”
“시민번호 받으셨어요?”
“응.”
“강남은 앞에 KRG가 붙네요.”
나는 다시 번호를 봤다.
정말 그랬다.
민석은 화면을 보여줬다.
SMC-…
“이게 지역마다 다른가 봐요.”
나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런가 보다.”
관심은 거기까지였다.
퇴근길.
수진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
“응.”
“받았어?”
“뭐?”
“시민번호.”
“응.”
“지우도 나왔어.”
“애도?”
“학교 앱에 바로 등록하래.”
나는 잠시 말이 없었다.
“학교가 빠르네.”
“그러게.”
수진도 웃었다.
그 웃음에는 긴장도,
불안도 없었다.
집에 돌아오니 지우가 휴대폰을 들고 뛰어왔다.
“아빠.”
“나도 번호 생겼어.”
“그래?”
“친구들도 다 생겼대.”
나는 지우의 화면을 봤다.
아이는 새로운 게임 계정을 자랑하듯 웃고 있었다.
번호는 아이에게 아무 의미도 없었다.
나에게도 그랬다.
밤이 되자 뉴스에서는 시민번호 발급 완료 소식을 반복해서 내보냈다.
앵커는 말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기존 생활에 변화가 없으므로 안심하셔도 됩니다.”
나는 TV를 껐다.
‘역시 별일 아니네.’
그렇게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날,
대한민국 사람들은 번호 하나를 더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