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받았다 — AURANIM Original Series
CHAPTER 07
끝난 줄 알았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회사명은 모두 가명이며, 일부 배경은 각색되었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인물, 지명, 회사명은 모두 가명입니다. >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했다. 육아휴직도,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었다.
집에는 해고됐다고 말했다. 다행히 알카켐에서 받은 퇴직금이 남아 있었다.
세 달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상하게 마음이 가벼웠다. 정진동과, 그가 만든 구조에서 벗어났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시는 그쪽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
며칠 뒤 전화가 왔다. 정진동이었다.
“뭐 하냐?” 나는 잠깐 멈췄다. “저 해고됐잖아요.”
“그건 그거고.” 짧은 침묵이 있었다.
“일은 해야 할 거 아니냐.” 나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레솔브로 계약한 거, 다 돌려놔라.” “ 너는 이 회사랑 무슨 관계냐?”
“ 알카켐 고객사 직접 영업하면 안 된다고 해서 ,,, 다 보고 드린 내용인데요”
” 계약 돌려놔라 , 안 그러면 형사 고소한다.” 전화가 끊겼다.
바로 문자가 왔다. ‘너 형사고소하기 전에 나한테 와서 무릎 꿇고 빌어라’
나는 한참 화면을 보고 있었다.
곧이어 주원대에게도 전화가 왔다.
“은 부장님.” 받지 않으려다 받았다.
“고객사 정보 다시 정리해서 주세요.
” “왜요?” “회장님이 형사 고소하기 전에 정리해야죠.”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 안에 있는 기분이었다. 아니, 더 지저분한 쪽으로 끌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서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정진동이 계속 전화합니다.”
잠깐 침묵이 있었다.
“어… 은부장.” 서진우 목소리가 달라져 있었다.
“지금 상황 안 좋다.” “무슨 일입니까?”
“정진동이 내 지분 내놓으래. PF로 받은 차도.”
“네?”
“안 그러면 알카켐에 다 알리고 나도 고소하겠대.”
나는 창밖을 봤다. 이상하게 놀랍지 않았다. 이렇게 될 걸 예감했고 서진우한테도 조심하라고 했다.
서진우가 말했다. “은부장, 너도 조심해. 걔네 그냥 고소한다.”
“계속 전화 오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차단해.”
“네?” “전화로 말리면, 그걸로 계속 물고 늘어진다. 녹음하고 있을 거야”
그들은 고소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아니었다. 나는 늘 그런 걸 뉴스로만 봤다. 남의 이야기였다.
나는 그들의 번호를 차단했다.
이력서를 다시 썼다. 연락을 돌리고, 면접을 봤다. 두 달 뒤, 외국계 물류 회사에 입사했다. 영업부 차장이었다. 직급도 내려갔고, 연봉도 줄었다. 근데 마음은 편했다. 아침에 출근하는 게 기다려졌다. 지하철이 붐볐지만 싫지 않았다.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는 하루가 처음으로 정상처럼 느껴졌다.
“이게 회사구나.” 일하고, 동료도 있고, 당연한 거였다.
근데 그게 새로웠다. 실적도 나왔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퇴근길이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여기 경찰서입니다.”
나는 걸음을 멈췄다.
“형사 고소 되셨고요. 내일 시간 되시면 출석하시죠.”
“네? 누가 고소했나요?” “사이언스켐이요. 거기 근무하셨죠?”
“네…” “별일 아닌 것 같으니까, 나와서 조사만 받고 가시면 됩니다.”
이게 진짜인가. 요즘 사기 전화도 많으니까. 그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연락처 문자로 보내주세요.” 잠시 후 문자가 왔다. 경기 경찰서. 형사 이름. 번호. 진짜였다. 평소 알고 지내던 변호사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어.”
“나 고소당했는데… 어떻게 하죠.” 잠깐 정적이 흘렀다.
“무슨 일로?” “이전 회사에서 고소한 것 같습니다.”
변호사 형이 짧게 말했다.
“일단 변호사 선임해. 그리고 대응하자.”
나는 그 말을 듣고 서야 숨을 쉬었다.
그리고 변호사 형에게 형사 번호를 알려주었고, 조사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변호사에게 들었다.
“업무상 배임 횡령 20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