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도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올렸다.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교과서는 이렇게 말한다. 금리를 올리면 그 나라 돈은 비싸진다.
그런데 그날 엔화는 더 싸졌다. 달러당 156.10엔이던 환율이 157.14엔까지 밀렸다.
이 글은 그 이유를 묻는다. 그리고 하나를 더 묻는다. 한국에서 엔화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 이 숫자는 정말 같은 의미일까.
결론 먼저
- 시장이 사는 것은 ‘이번 인상’이 아니라 ‘다음 인상’이다. 이번에는 그 다음이 흐려졌다.
- 한국 독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숫자는 달러/엔이 아니라 원/100엔이다. 두 숫자는 지금 반대로 움직였다.
- 새 금리는 9월 24일부터 적용된다. 추석 연휴 첫날과 같은 날이다.
1. 그날 결정된 것
| 항목 | 내용 |
|---|---|
| 결정일 | 2026년 9월 18일 |
| 새 정책금리 | 무담보 콜금리 연 1.25% 내외 (기존 1.0%) |
| 인상폭 | 0.25%포인트 |
| 표결 | 정책위원 9명 중 찬성 7, 반대 2 |
| 적용 시점 | 2026년 9월 24일 |
| 기준대출금리 | 연 1.5% |
일본은행이 같은 날 낸 발표문에 적힌 그대로다.
2. 왜 거꾸로 갔나
인상 자체는 이미 예상돼 있었다. 시장은 예상된 일에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는 것은 ‘다음’에 대한 기대다.
그 기대를 꺾은 것은 숫자 하나였다. 반대 2표.
9명 중 2명이 반대했다는 것은 위원회 안에 브레이크가 있다는 뜻이다. 다음 인상이 빨리 오기는 어렵겠다는 신호로 읽혔다. 시장은 그 자리에서 엔을 팔았다.
같은 주에 미국은 반대 방향으로 갔다. 9월 16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정리하면 이렇다. 금리 인상이 통화를 밀어 올리는 것은 “앞으로 더 올린다”는 이야기가 함께 붙을 때다. 이번에는 그 이야기가 빠졌다.
3. 그런데 당신의 숫자는 다르다
여기까지는 달러 기준이다. 한국에서 엔화를 사고파는 사람이 실제로 지불하는 숫자는 원/100엔이다.
| 시점 | 원/100엔 | 메모 |
|---|---|---|
| 9월 2일 장중 | 853.07원 | 최근 저점권 |
| 9월 17일 오전 | 885.12원 | 2주 새 약 32원 상승 |
| 9월 18일 매매기준율 | 880.44원 | 전 거래일 대비 −7.92원 |
달러 기준으로 엔은 약해졌다. 그런데 원 기준으로 엔은 3주 만에 27원 가까이 비싸졌다.
이유는 단순하다. 엔도 약해졌지만, 원이 더 약해졌다. 9월 18일 원/달러 매매기준율은 1,383.30원이었다.
원/100엔은 일본 금리가 결정하지 않는다. 엔이 달러에 얼마나 밀리는지, 원이 달러에 얼마나 밀리는지, 그 차이가 결정한다. 일본은행 발표만 보고 엔화 계좌를 열면 손익을 가르는 절반을 보지 않은 셈이다.
환율이 움직일 때 생활과 자산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환율이 오르면 나에게 생기는 일 5가지에서 따로 정리했다.
4. 지금 확인할 것 — 세 가지 경우
엔화를 이미 들고 있다면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9월 15일 기준 1조 1,305억 엔, 약 10조 원이다. 한 달 새 478억 엔이 늘었다. 850원대에서 들어간 돈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내 매입 환율이 얼마였는지, 그리고 이자와 환차익 중 무엇을 기대하고 들어갔는지. 외화예금은 이자에 15.4%가 붙지만 환차익에는 세금이 없다. 세금 구조가 다르면 판단 기준도 달라진다. 통화별 상품 구조는 달러 투자 방법 4가지 비교에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 두었다.
추석에 일본으로 간다면
연휴는 9월 24일부터다. 일본의 새 금리 적용일과 같은 날이다.
다만 현찰 환전에는 스프레드가 붙는다. 엔화 현찰은 매매기준율 그대로 바꿔 주지 않는다. 880원이라는 숫자와 창구에서 받는 숫자는 다르다. 연휴 전 은행 업무 마감은 추석 연휴 전 마지막 영업일 날짜별 마감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본과 거래한다면
엔화로 받는 수출기업에는 엔 약세가 불리하고, 엔화로 사오는 수입기업에는 유리하다.
기준은 뉴스에 나오는 달러/엔이 아니라 계약서에 적힌 통화다. 엔화 표시 계약이면 원/엔을 보고, 달러 표시 계약이면 원/달러를 본다. 뉴스의 통화와 내 계약의 통화가 다르면, 뉴스는 내 이야기가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엔화가 비싸지는 게 맞지 않나요?
방향은 그렇지만 시점이 다릅니다. 시장은 예상된 인상을 미리 반영합니다. 발표일에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다음 인상이 언제 오느냐’에 대한 기대입니다. 이번에는 반대표 2표가 그 기대를 눌렀습니다.
Q. 달러/엔과 원/100엔 중 무엇을 봐야 하나요?
엔을 원화로 사고파는 사람은 원/100엔입니다. 달러/엔은 원/100엔을 만드는 두 재료 중 하나일 뿐입니다. 나머지 재료는 원/달러입니다.
Q. 엔화 예금에 일본 기준금리 1.25%만큼 이자가 붙나요?
아닙니다. 1.25%는 일본 은행끼리 하루 빌려줄 때의 금리입니다. 국내 은행의 엔화 예금 금리는 이와 다른 숫자이며 은행·기간별로 다릅니다. 실제 적용 금리는 각 은행 공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Sources
사실
- 일본은행 「Change in the Guideline for Money Market Operations」(2026-09-18): 7-2 다수결, 무담보 콜금리 연 1.25% 내외, 기준대출금리 연 1.5%, 2026년 9월 24일 적용.
- 미국 연방준비제도 FOMC 성명(2026-09-16): 정책금리 목표범위 0.25%포인트 인상, 3.75~4.00%.
- 2026-09-18 15:30 기준 매매기준율: 원/달러 1,383.30원(전일 대비 +1.10원), 원/100엔 880.44원(−7.92원).
- 달러/엔 156.10엔 → 157.14엔(2026-09-18, 인상 발표 전후).
-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 1조 1,305억 엔(2026-09-15 기준), 전월 대비 478억 엔 증가.
- 원/100엔 853.07원(2026-09-02 장중), 885.12원(2026-09-17 오전).
- 외화예금 과세: 이자 15.4% 원천징수, 환차익 비과세.
해석(AURANIM 분석)
- “시장이 사는 것은 이번 인상이 아니라 다음 인상”이라는 정리와, 원/100엔을 ‘두 통화의 대달러 약세 차이’로 읽는 틀은 본지의 편집적 해석입니다.
- 반대 2표를 추가 인상 기대의 후퇴로 읽는 것은 시장 참가자들의 지배적 해석이며, 유일한 설명은 아닙니다.
불확실
- 환율은 실시간으로 바뀝니다. 본문의 수치는 모두 날짜를 명시한 시점의 값이며, 읽는 시점의 값과 다릅니다.
- 은행별 엔화 예금 금리와 현찰 환전 스프레드는 기관·시점별로 달라 본문에 특정 수치를 넣지 않았습니다.
- 일본은행의 다음 인상 시점은 확정된 바 없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특정 통화나 상품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세율과 제도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거래 전 공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일본은행 발표문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물가가 오른 이유 하나로 “엔화 약세”를 적었다.
금리를 올린 중앙은행이, 같은 문서에서 자기 나라 돈이 약하다고 쓴다.
숫자 하나로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시장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