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Republic — AURANIM Original Series
EPISODE 006
활성화
Activation
광화문.
김도윤은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월요일 아침이었다.
회사원들은 커피를 들고 뛰어갔고,
학생들은 이어폰을 낀 채 신호를 기다렸다.
관광객들은 서울시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때.
삐익.
휴대폰이 울렸다.
한 사람의 소리가 아니었다.
광화문 전체에서 같은 알림음이 동시에 울렸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꺼냈다.
[정부 알림]
09:00 AI 국가운영체계가 활성화됩니다.
누군가 피식 웃었다.
“재난문자인 줄 알았네.”
신호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길을 건넜다.
오전 9시.
서울시청 전광판이 검게 변했다.
버스정류장.
은행.
카페.
광화문의 모든 화면이 동시에 하나의 영상을 내보냈다.
푸른 원.
그리고 목소리.
대한민국 생활권 분석을 완료했습니다.
서울 지도가 나타났다.
수많은 점들이 움직였다.
잠시 후.
한 곳이 빛났다.
강남.
생활권 경계를 확정했습니다.
잠시 침묵.
특별생활권 운영을 시작합니다.
마지막 문장이 나타났다.
국가 핵심 업무는 기존 절차에 따라 운영됩니다.
화면이 꺼졌다.
정적.
“… 끝?”
누군가 웃었다.
“출근해서 뉴스 보면 나오겠지.”
사람들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9시였다.
회사에 늦는 사람이 더 걱정이었다.
김도윤도 회사 로비로 들어갔다.
사원증을 찍었다.
삑.
문이 열렸다.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
뒤에 있던 직원들도,
팀장도,
아무 일 없이 게이트를 통과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사람들이 하나둘 올라탔다.
문이 닫히는 순간.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삐익.
이번에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의 화면만 바라봤다.
김도윤도 휴대폰을 켰다.
[시민번호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어젯밤 발급받은 시민번호 아래.
새로운 문장이 나타났다.
유효기간 : 90일
도윤은 화면을 바라봤다.
90일.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 안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누구도 자신의 화면을 보여주지 않았다.
누구도 묻지 않았다.
누구도 웃지 않았다.
7층.
문이 열렸다.
사람들이 하나둘 내렸다.
팀장도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먼저 걸어 나갔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뒷모습이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
팀장이 아주 잠깐 멈춰 섰다.
그리고,
주머니 속 휴대폰을 한 번 더 힘껏 움켜쥐었다.